우리가 살고있는 지금의 '꿈'은 희망고문이다. 꿈을 갖지 못하면 '자괴감'을 느끼고, '꿈'을 가지면 현실의 부조화로 인해 혼란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꿈은 정말 이카루스의 날개일까? 라라랜드를 보면서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꿈은 시대적 산물이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의 '꿈'은 불온한 상상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 즉 이미 세상의 빛을 보는순간 운명이정해져 있었으므로 개인의 자유는 한정되어 있었을테니까. 그런 꿈들이 신분제에서 해방되는 순간 개인의 자유와 함께나온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마치 ‘꿈’이 애초에 인간 본연의 품성인 듯 당연하게 짊어지고 간다.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태양을 향해 날은 이카루스 부자처럼 인간은 늘 자신의 조건과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지만, 그것이 가진 무한대의조건은 자본주의의 산물인 것이다. 물론 그 조차 후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사회로 접어들며 새로운 계층이 등장하고, 그런 과정에서 선택지가 줄어들거나, 선택의 여지가 넉넉하지 않은 젊은 계층의 딜레마가 바로 이 시대 '꿈의 딜레마'일지도 모른다. 이런 지금의 시대에 데미언 차젤 감독의 라라랜드와 위플래쉬가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교수법’에대한 담론을 담은 위플래쉬는 나의 교육 방법론과 달라 억지로 이해하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고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두 영화의 교집합은 째즈이다. 위플래쉬는 최고의 째즈 드러머가 되기 위해 음악 학교에 들어간 주인공이 매우 엄격한? 스승을 만나 겪게되는 우여곡절을 다룬다. 또한 라라랜드는 전통을 고집하는 째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이 배우 지망생 미아를 만나 겪게 되는 사랑과 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째즈 피아니스트로 LALALAND를 전전하다 자신과 같이 꿈을 가진 미아를 만나 사랑을 위해 자신의 꿈을 왜곡하던 세바스찬이 마치 거울 앞에서 선 누이처럼 비로소 자신이 원하던 바를 이루는 과정은 비록 과정은 다르지만 같은 꿈의 여정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원하던 꿈은 이뤘지만 사랑은 이루지 못했다.
사랑을 중점으로 영화를 보면 그들의 사랑은 언해피엔딩이겠지만, 꿈을 이루어나가는 관점에서 보면 영화는 옴니버스식 해피엔딩이다. 일상적인 성공과 꿈에 대한 이야기처럼 전달된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의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가 정말 원하는 꿈이 뭐냐?” 일 것이다. 라라랜드의 성공은 자본주의 사회의 성공과는 다른 성공이다. 비록 사회와 세상이 외면하는 꿈일지라도 너의 모든 것을 걸 고 도전할 준비가 되었는지 물어본다.
갑자기 데미언 차젤감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김연수 작가는 어느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든 소설가의 데뷔작은 검은색이다. 불에 타고 그으른 흔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번째 책은 그렇지 않다.” 라는 말이다. 즉, 두 번째 부터가 진짜라는 것이다. 첫 작품을 만들 때의 설레임과 열정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분명한 동기와 열정이 첫 작품을 태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부터는 그런 열정은 조금 가라앉을 것이고 고난은 이때부터 찾아와 힘들다는 말이 아닐까? 이 말에 비춰봤을 때 감독은 라라랜드를 정말 고민을 많이하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나는 이런 모습들이 영화 속에 조금씩 보여 참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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