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논쟁, 서드파티 쿠키 시대의 종말, 퍼스트파티 데이터 및 세컨드파티 데이터 제휴에 대한 투자 증가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바뀌고 있다.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프라이버시 옹호자와 고객들의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 간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극단적으로 보자면 이 논쟁은 윤리 및 소비자 권리는 대충 다루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과 일반 대중 사이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한편 이러한 데이터 활용을 상업적 수익을 극대화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을 보장하면서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여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마케터의 관점에서 이 논쟁은 특정 목적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자유롭게 수집, 분석,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 이어진다(여기에는 다른 업체와의 세컨드파티 데이터 제휴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런 자유를 행사하는 방식은 이 논쟁에서 마케터들이 악당들의 영웅으로 군림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의 정부가 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이든 의도적이든 고객 데이터를 잘못 취급할 경우 규제에 따른 처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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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사례
호주의 경우 법무부의 개인정보보호법 검토 결과에 따라 이 자유가 결정될 예정이다. 해당 검토는 업계 및 기타 당사자들이 제출한 자료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이 광고와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호주 경쟁 및 소비자 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의 2019 디지털 플랫폼 인쿼리(Digital Platforms Inquiry) 보고서를 참고한다.
이 보고서는 소비자가 데이터 수집 방식에 관해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수집된 데이터가 사회에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등 수많은 소비자 프라이버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과 관련해 수집되는 데이터 범위, 가입하거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에 제공하는 데이터 항목 등을 숙지하고, 이를 완전히 이해하며,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면서, 소비자가 생각하는 데이터 취급 방식과 실제 취급 방식 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해당 보고서는 밝혔다.
호주 법무부의 검토 결과는 머지않아 발표될 예정이다. 프라이버시에 관한 시장 실패가 확인된다면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가 플랫폼에 초점을 맞출지 아니면 모든 고객 데이터 소유자에 초점을 맞출진 알 수 없다. 어느 쪽이든 마케터는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
전(全) 호주 개인정보보호 위원(Australian Privacy Commissioner)이자 인포메이션 인테그리티 솔루션(Information Integrity Solutions)의 창업자 겸 수석 개인정보보호 고문인 말콤 크롬톤은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롬톤은 <CMO>와의 인터뷰에서 “법으로 시장의 실제 상황과 사회가 시장에 요구하는 것 사이의 괴리를 없애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에 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시장은 이를 맞추는 데 실패했고, 이젠 일정 수준 규제가 필요하다. 올바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을 (동의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게 맞다는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해야 데이터 소유자가 올바르게 데이터를 다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크롬톤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데이터를 소유한 기업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고민하고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마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객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객의 기대치라고 해석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권리와 책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구글과 애플은 최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면서 마케터가 고객을 추적하고 데이터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른 기술로의 전환을 강조하기 시작했다(예: 퍼스트파티 데이터 수집, 세컨드파티 데이터 공유 계약 등).
예를 들면 플라이바이스(Flybuys)도 지난해 디지털 고객을 위한 서비스 ‘플라이바이스 언팩(Flybuys Unpacked)’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하면서 퍼스트파티 데이터 사용 권한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86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로열티 프로그램은 뉴스콥(News Corp), 세븐(Seven) 등의 미디어 에이전시와 출판사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했다. 플라이바이스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사용해 주요 소비자 세그먼트의 인게이지먼트를 강화하고, 광고 워크플로우의 모든 단계에서 마케팅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플라이바이스의 최고제품책임자(CPO) 할리 자일스는 언팩을 인게이지먼트 및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자일스는 “광고에 노출된 고객 세그먼트에서 해당 광고 캠페인에 참여한 결과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 상승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순수하게 온라인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가 오프라인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려면 오프라인 거래에 관한 온라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로열티 프로그램인 플라이바이스에서만 이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언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데이터 정책이 필요하다. 자일스는 “가장 중시하는 건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다. 플라이바이스가 공유하는 데이터는 신원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다. 이는 광고 캠페인 활동 관리, 웹사이트 개인화 및 온라인 광고 캠페인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이 정보는 서드파티가 신원을 식별하고, 특정 개인을 타깃화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데이터를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백지위임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사용자에게 데이터 사용 목적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데이터 사용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데이터를 언제 수집하는지, 데이터의 사용 목적 및 이유는 무엇인지 명확하면서도 투명한 동의 프레임워크를 구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자일스는 플라이바이스의 운영 역량이 회사의 행동은 물론이고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는 전체 커뮤니티의 행동에 달려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구글과 애플의 조치에 찬성한다고 전했다.
자일스는 “일부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수집됐는지 그리고 프로필이 개발돼 타깃화에 사용됐는지 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조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원천부터 차단할 수 있다. 향후 타깃화에 사용될 수 있는 데이터는 퍼스트파티 생태계의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사례로 데이터 공급자에 관한 기대치를 명확하게 설정한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을 언급했다. 자일스는 “일부 마케터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정교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좋은 데이터가 무엇인지, 나쁜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 시대를 위한 준비
여전히 서드파티 데이터 시대의 종말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마케터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데이터 사용 및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업계 인식을 높이고 있고, 이에 따라 퍼스트파티 데이터 역량 구축을 위해 변화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뮬소프트(Mulesoft)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린지 어바인은 “이것은 백오피스 주제에서 CXO 주제로 전환됐다. 모든 사람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새로운 디지털 경험과 서비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케터의 도전과제는 데이터 그리고 통합이다. 이는 고객을 위해 가치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혁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데이터가 없다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리더들의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라면서, “데이터 자산 수준에서 유연하고, 안전하며, 규제를 준수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데 미래가 달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변화에 적합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아키텍처를 만들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환경, 이와 관련된 위험 때문이다. API 수준에서 보안, 거버넌스, 컴플라이언스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적합한 권한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어바인은 설명했다.
어도비 APAC의 제품 전략, 데이터 관리 마케팅 및 프라이버시 책임자 가비 스텁스에 따르면 현재 논의되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10년 가까이 다뤄졌던 주제다. 그는 “놀라운 부분은 아무도 여기에 맞춰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라면서, “막판에서야 이에 적합한 전략과 기술을 주입하려 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드파티 데이터가 사라진 이후의 미래에서 브랜드와 퍼블리셔, 기타 생태계 참여자 간 세컨드파티 파트너십이 아주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텁스는 “고객이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중앙집중화 및 운영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는 퍼블리셔나 다른 브랜드와 높은 품질의 세컨드파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훨씬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칼날 위에서 균형을 잡아라
이러한 파트너십이 보편화되면 프라이버시 옹호자와 규제 당국의 조사도 더욱더 철저해질 가능성이 높다. 단 한 번이라도 신뢰가 크게 침해되면 (실수든 고의든) 규제와 관련 제도가 다시 검토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권리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규제 당국에서 이런 권리가 남용되지 않는다고 할 때 지금의 자유가 유지된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게 됐다.
SAS의 CMO 겸 수석 부사장 제니퍼 체이스는 “스스로를 규제할 기회를 얻게 됐다. 프라이버시가 경쟁력이라는 점을 인식할수록 그리고 다가올 규제가 두려워서 뭔가를 하는 게 아닐수록 마케팅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동적인 방법이 많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데이터라는 선물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체이스는 SAS의 경우 제품 개발, 법률, IT,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내부 개인정보보호 챔피언 네트워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속적으로 관행과 규제 법안을 검토하고 고객들이 참여하길 원하는 방식을 파악하는 네트워크다.
그는 “고객을 이해하고 퍼스트파티 역량을 강화할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그다음 개인화되고 맥락적인 고객 여정을 고안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미래에 어떤 법안이 채택돼도 문제가 없도록 도와준다. 또 다른 규제 법안이 도입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이는 늘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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